안젤리카, 반가웠어.
너를 여기서 만나게 된 건,
전혀 예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어.
붉은 벽돌 뒤로,
뒤로,
또 너머로,
설레는 마음을 품고
이 담을 지나면
네가 걸어올까 네가 보일까
그렇게 기대했던
수줍은 날들이
너와 함께 돌아왔어.
안젤리카,
너의 친구는 어디있니,
너는 어디있니,
내 추억은 어디로 갔니?
안젤리카
안젤리카
너를 만나도,
그리움이 돌아와도,
너의 추억을 공유할
사람은
없어,
없어,
없어졌어.
사라져버렸어.
그러니
다음번엔
나도,
너를 잊기를.
없어져버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