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2008. 2. 17. 14:18

이게 바로 내가 사고싶어서 몸달아했던 책.
저번주엔가 저저번주엔가 샀다. 크라이스트처치집에 바우쳐를 놓고와서 미경이가 우편으로 보내주었음.
받은날 바로 파슨스에 가서 질러버렸다. (나의 물욕이랑 정말 끝이 없구나...)
사면서는 망설임없이 질렀는데, 집에 와서 한번 쫙 정독하고나니까
잘샀다는 마음이 육십퍼, 괜히 욕심부렸나하는 생각이 이십퍼, 나머지 이십퍼는 생각없음.

어쨌든 아래는 표지. 새빨갛고 촉촉한 입술에 극렬하게 대비되는 그린이 저~~ 멀리서도 확 들어온다.
처음에 나도 그래서 끌렸던거고. 눈을 확 잡아끄는 선명한 색에.
처음에는 무슨 포르노그라픽 픽쳐가 줄줄이 나올걸로 예상하고 책을 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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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된 high contrast colour의 입만 게속 나오는거다.
익숙한 행동들, 느낌들. 눈 안으로 선명하게 들어오는 사진과 추억들에 홀린 기분이되었다.
그 날은 하루종일 눈앞에서 붉은 입술이 아른아른 거려서,
나중에 꼭 사야지 하고 다짐했다.

앤 노블의 인터뷰가 책 앞쪽에 실려있는데,
그녀가 엄마라는 롤과 이티스트라는 롤의 공존을 재조명 할 때, 딸과의 여러 프로젝트가 나왔다고 했다.
mother-daughter relationship은 그만큼 유니크하고,
그 존재 자체로도 하나의 창작이라고 할 수 있으니 그것 참 묘하다.

인터뷰에서도 확실하게 어른의 시점에서 보는 환상적인 유년기의 기억들과 추억은 항상 강렬하기 때문에
일부러 high contrast film을 썼다고 나와있다.
'almost by accident'로 찍힌 사진 한 장으로 이런 멋진 프로젝트를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아티스트의 자질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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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서 저절로 입모양을 따라하기도 하고, 사진에서 뻗어져 나오는 상상에 즐겁기도 했고,
주머니에 동전만 있으면 풍선껌을 사서 큰 풍선 불기에 열을 올렸던
10살무렵의 나와 마주하며 행복해하기도 했다.

결국은 95불이라는 돈이 아깝지는 않은것 같다. 앞으로도 자주자주 들춰보면서 또 많이 얻을 것 같으니까.
아래사진은 책 뒷면 표지다.
그저 보는것만으로도 입안으로 상큼한 딸기향이 퍼지는것 같은 느낌.
피곤한 일상에 어린시절의 즐거웠던 기억으로 기운을 북돋아주는 영양보충제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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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Noble
Ruby's Room
책사진은 ykykyk
리뷰도 ykykyk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