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2007. 7. 30. 16:42
나는 가톨릭계의 여고를 나왔다. 학교 생활은 지금 돌아보면, 내가 성당에 다니면서 배운 것 보다도 나의 신앙에 더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필수과목이었던 R.E 그러니까 Religious eduation에서 배웠던 것들이 무의식중에 나의 가치관에 스몄던거다. 나의 종교의 입장이나 교리,가치관에 대해서 어느정도 지식이 있다는 걸, 배울 당시엔 도대체 왜 배우는건지, 배워서 어디다가 써먹는다는건지 귀찮게 느꼈지만 지금은 감사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첫번째로 필요한 건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해야할선택이나 내가 올바르게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할 때 나를 올바르게 이끌어갈 믿을 수 있는 기준이 되어줄 수 있다는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신앙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감동도 느꼈다. 합창부로 활동하면서 이탈리아로 순례..랄까.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우선 타이틀은 pilgrimage of songs 였고, fundraising을 하는 내내 우리는 여행자가 아니라 순례자라고 강조햇지만 역시 돌이켜보면 그렇게 대대적으로 광고를 해서 스폰서를 많이 얻으려고 한 거 같은 느낌이랄까. 순례라는 타이틀로 이탈리아를 갔지만 수녀원에 머무르는 동안 한번도 단체로 채플에 내려가서 기도를 하는 시간조차 가지지 않았다. 그저 의무적으로 주일이 되면 성당을 찾아서 미사를 보고, 뉴질랜드에서 온 콰이어라는 타이틀로 미사시간에 우리가 준비해온 노래를 불렀을뿐. 나와 Pacific islanders (PI)는 이것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누누히 순례라고 강조해오던 선생님들은 정작 기도하는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우리끼리라도 순례자다운 모습을 갖추자고 성당에 들어갈때마다, 아침마다, 자기전에 하루를 무사히 보내 수 있게 하심을 감사하며 기도를 열심히 했다. 기도를 하면서 여지껏 느끼지 못햇던 것을 느꼈다. 기도를 하는동안 편안해 지는 마음. 따뜻해지면서 기분이 굉장히 좋아지는 그 느낌은 어떻게 글로 표현 할 수가 없다. 마가렛은 신비한 체험도 했다. 요새 아프간 사태로 종교에대한 이러저러한 말이 많은데 종교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많지는 않지만 종종 개신교 사람들이 마리아를 왜 믿어, 라고 하는 글을 보면 답답하다. 마리아를 결코 믿는게 아닌데.. 사람의 딸을 신격화하는게 이상하다고도 하는데 결코 신격화 하지도 않는다, 예수님의 어머니로서, 하느님의 말에 순종하셨음을 높이 사고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는것이라고 생각한다. 찬미하고 예배를 드리는건 오직 예수님/하느님이고 동정녀 마리아님을 통해서 예수님께 더 가까워 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다. 기도를 잘 읽어보기만해도 알 수 있는 사실아닌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중에 복되시고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모송인데 저기 어디에 천주의 성모마리아님 믿사오니 저희 죽을때 저희를 구원하소서 라고 되어있냐는 말이다. 기도때마다 아멘, 아멘하는데, 그 뜻은 말씀대로 이루어지소서. 라고 알고있다. '아멘'을 몸소 실천하신 분이 성모님이시고, 마땅히 존경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잘못된걸까? Fine피네는 protestant이다. 그런데 우리의 repertoire 중 하나인 Ave Maria를 부르고 나서 마음깊이 감동했다는 표정으로 너도 아베마리아를 부를때마다 느끼지 않느냐고 물었다, 아베마리아를 부르고있으면 가슴 깊은곳에서부터 깊이 느껴지는게 있다고 존경과 사랑과 말로 표현할수 없는 감정이 올라와서 눈물이 난다고 했다. 그래서 노래를 부르고 나서 성당에 잠시 있는 동안에 기도를 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다니면서 떠드는 다른 콰이어 애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기도를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우러나왔기 때문이다. 처음 며칠동안은 그저 노래를 아름답게 부르는데만 열중했던 나 역시 여행이 길어지면서 들어가는 성당마다 노래를 부를때 내 안에서 일어나는 영적체험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정말 어떻게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건지 신기할따름이었다. 어쨌든 요점은 이게 아니고, 개신교인 피네는 성모님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분을 통해서 더욱더 깊은 신앙심을 굳힌다. 그런데 왜 유독 한국 개신교는 성모님을, 다른 종교를 배척하려 하느냐 이거다. R.E시간에는 다른 종교에 대해 배운다. 학교를 다니면서 Islam, Judaism, Buddhism, etc 크리스챤 외의 다른 종교를 하나 정해서 리서치를 하는게 하나의 과제였다. 우리것도 벅찬데 다른 종교를 왜 배워야 하느냐고 불평하는 우리에게 예를 들어 이슬람이 테러를 하는 것 때문에 무조건 이슬람을 나쁘다고 생각할 수 는 없는거라고, 그들이 어째서 그런행동을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종교를 알아야 가능하다고. 이 세상을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우리와 그들을 잘 이해하는게 중요하고, 그게 우리가 종교교육을 받는 중요한 이유중에 하나라고했다. 친할머니는 절에 다니셨는데 어릴때부터 나는 할머니를 따라 절에 종종 가곤했다. 선선하고 신기한 분위기에 향긋한 향내에 여름에 가면 시원한 콩국수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할머니를 따라 절에 가는게 좋았다. 돌아보면 할머니도 내 신앙에 깊이 관여를 하셨다고 생각한다. 할머니는 언제나 온화하시고 편안한 인상이셨고, 신앙심이 깊으면 저런거구나 하고 어릴 때 부터 막연히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이런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알라신이나 부처님이나 하느님이나 결국은 다 같은 '하나'의 유일신인데, 세계에 퍼져있는 사람들의 문화가 각자 다르니까 그에 가장 알맞는 모습으로 다가오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 결국 기독교에서 말하는 삼위일체도 하느님이 셋의 다른 모습이지만 같은 분이란걸 얘기하고 있는게 아닌가. 작은 할아버지 내외분은 한국에서 제일 크다는 교회에 장로로 계신다고 하던가?? 어쨌든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성당에 나가게 되었다고 말씀드리니까 종교를 갖고 신앙심을 갖는게 참 중요한거 같다고 진심으로 기뻐하셨다. 불교건 천주교이건 믿음을 가지라고. 나는 천국에 가는데는 교회에 다니면서 예수님을 믿는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속이 썩을대로 썩어있는 것 보다 '믿음'뿐 아니라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소수의(소수이길 바라는) 맹신도가 불교도들은(혹은 타종교는) 사탄에 씌였다고 이단이라고 지옥갈거라며 예수를 믿으라고 다른 사람들을 '전도'하는 시간에 오히려 봉사를 하는 게 전도에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왜 그들만 모를까하는 의문도 든다. 내 주변에는 감사하게도 편협적인 사고를 지닌 개신교도가 없다. (아, 한 명제외..) 내가 아는 개신교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종교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묵묵히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데, 그게 참 좋아보이고, 그 종교를 믿으면 나도저렇게 보일까 하는 생각에 교회에 가보고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 이런게 진짜 전도 아닐까.
어쨌거나 이번일을 통해 종교에 대해 많이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었다. 깨달은 건 조금 더 명확하게 내가 지금 아리송하게 느끼는 것들을 알기 위해서는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거. 이것 저것 힝설수설 많이도 적어놨는데 그냥 내가 지내왔던 생각해 왔던 종교를 써보고싶었다. 성당에 가서 기도할때는 빼먹지 않고 세계의 평화를 빌었는데, 말처럼 쉬운게 아니구나.. 그러니까 앞으로도 세계의 평화를 위해 더 진심을 담아서 기도하는거야!!!! 마지막으로.. 나 역시 다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