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08. 3. 19. 22:36


아침에 7시 반에 눈이 떠졌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놀라서 얼른 다시 잠을 청했다. 4시가 넘어서 잠에 들었는데 7시 반에 일어나는건, 내가 아니잖아! 다시 눈을 떴는데 10시 반이다. 일어날까말까 고민하는사이 다시 잠이 들었던거 같다. 다시 눈을 뜨니 12시 58분. 일어나야 되는데, 이번에는 몸이 너무 무거웠다. 뒹굴뒹굴 하다가 일어나서 스튜디오로가서 카메라를 반납하고 테리와 커피한잔을 같이 하고 은행에 가서 어카운트를 해지하고, bnz에서 신용카드를 신청하러 가는길에, parsons에 발이 잡혀서.. 60불짜리 책을 20불에 건지고(!) 은행에 가보니 은행 문이 닫았다. 하려던 다른 볼일을 보고 요 며칠 계속 먹고 싶었던 버터치킨을 먹으러 갔다. 작년 설날에 데니스에서 혼자 스테이크를 먹은 이후로는 혼자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어진듯. 여유롭게 새로 산 책을 천천히 넘기면서 고소한 난과 보슬보슬한 밥에 맛있는 버터치킨을 즐겼다. 그림도 한장 그렸고. 그리고 나서 다시 스튜디오로. 오늘 새로 주워온 말라붙은 커피자국이 아름다운 종이컵을 만지작 대면서 Suk과 툭탁대며 장난도 치다가, 가만히 앉아서 루퍼스에 집중하다가, 그림도 그리고.. 하여간 재밌다. 아, Suk이 pepsi max를 사다준건 정말 감동이었다, 돈 준다고 했잖아 호호호호. 귀여운 자식 ㅋㅋㅋ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가만히 혼자 앉아있는 시간이 오면 가슴이 덜컹거린다. 분명히 하루를 꽉 차게 바쁘게 보낸 것 같은데, 무언가가 비어 있다. 마음을 꾸욱 압박하는 것은 하나 뒤에 또 하나씩 계속해서 나를 눌러와서, 이제는 신경쓰지 말아야지 해도, 계속 신경이 쓰인다.

도대체 왜 학교는 유니 캘린더를 보라고 미리 말해주지 않은걸까.  왜 나는 작년에 쓸떼없이 싸이콜로지를 한 걸까.

후회가 될 때는 이미 돌릴 수가 없어서 그러는거니까  묻어야지. 앞으로 실수하지 말아야지. 똑같은 실수는 정말 바보같은거지. 흘려보내야할지 계속 안타까워야할지 끝까지 맞서야 할지도 고민이다.

아, 유란이 한테 소포가 왔다. 11시 에 수연이랑 만나 커피 마시자고 그러다가 어쩌다보니 데니스까지 흘러가게 됐는데, (아 데니스에 들어가니 다시금 나를 적시는 브로크백의 잔상...... 그 커피 컵, 혼자 앉아있던 에니스 에니스, 아 나의 에니스. 가려고 이어폰을 꼽았는데, 꺼놓지 않아서 계속 돌아가고 있던 아이팟에서는 루퍼스가 the maker makes를 부르고있다. 눈물 팡!) 그리고 집에 왓는데 책상위에 상자가 있는거다. 읭? 이게 뭐지 했는데 유라니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카드가 너무너무 재밌었어 으하하하. 시간이 너무 늦어서 인증짤이 그지같길래.. 내일 다시 찍어서 올려야지. 아나냐 향수 진짜 너무너무 맘에든다!!! 진짜 딱 내가 좋아하는 향, 달아서 질식할것같은 향. ...샤워하고 나와서 한 여섯번은 뿌린 듯. 방에서 향이 진동하는중이다. 아 행복해~ 좋은 꿈 꿀것같아효. 다른것들도 너무너무 고마워 ㅠㅠ 다 내가 좋아하는것들이잖아 흑 ㅜㅜ....... 흑흑....

그러고보니 아직 내 꿈에 루퍼스가 나온적이 없는것같아. 오늘밤엔 달콤한 솜사탕위에서 루퍼스랑 마구 구르는 그런 꿈을 꾸고..싶............ 하악. 끈적끈적하군.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