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여유로운 느낌의 일요일 오후다. 느지막하니 일어나서 전에 사두었던 garden vegetable pasta sauce를 끼얹어 간단한 스파게티를 해먹었다.
양은 너무 많지 않게. 나의 로망은 항상 조그맣고 예쁘게 담아서 간단하게 먹고 배가 부르는 건데. 그게 나한테는 참 쉽지가 앉다. 무언갈 만들다보면 뭔가 부족한것 같아서 넣고 또 넣고 결국은 다 해놓고도 못 먹을 양이 탄생한다. 그리고 항상 부러운건 음식점에 가서 반쯤 먹다가 '아 배불러서 더 이상 못먹겠어~' 하고 음식을 미련없이 남기는 여자들. 뭐 그런걸 부러워 하냐고 할 지도 모르지만, 우선 '음식은 남기지 말고 다 먹어야한다'라는 생각이 너무 깊숙히 박혀있어서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일단 음식이 남아있으면 다 먹어야만 하는 성격이라... 그런데 소스가 남아서 결국은 rye wheat bread에 조금 얹어먹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또 두유랑 우유 섞은걸 데워서 무슬리 바 하나랑 먹고. 미래 생일이랑 해인이 생일이랑 이것저것 겹치면서 거의 폭식에 가까운 식생활을 며칠 하다보니 다시 살이 붙은게 느껴졌다. 이건 조금 곤란해..
그런데 이런 일요일 오후에는 맛있는 쿠키와 홍차가 땡긴다. 엄마가 부쳐준 비스코티는 그저께인가 다 먹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직접 만들어야지. 전에 빵을 만든답시고 사다놓고 건드리지도 않은 wheatmeal flour가 아직 찬장에 있다. 맛있게 만들어서 밀크티랑 냠냠해야지. 요새는 자꾸 Irish breakfast가 생각난다. 자주 먹지는 않았지만 밀크티로 마시면 참 맛있었는데. 포스팅을 하고 슈퍼에 가야지 히히. 사와야겠다. 얼그레이에 우유는... 별로 좋은 궁합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