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2008. 6. 23. 02:33

Brooklyn Follies by Paul Auster


(140/389p) 처음에 안 읽히고 무언가 궤변같은 문장들에 혼란스러워서 손에 잡히지 않던 책이었는데 (단순히 당시 내 집중력이 떨어졌거나 문장 이해력이 떨어져서 였는지도), 이 부분만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하고 읽다보니 의외로 술술 책장이 넘어간다. 여태까지는 재미가 없는것도 아니고 오히려 흥미진진한 축이다. 가끔 조금씩 매끄럽지 못한 문장이 거슬리지만 번역된 책이니까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지금껏 읽은 분량에는 네이선, 톰, 해리가 겪어온 인생에 대한 부분이 많다. 살아온 이야기들은 정말 드라마 (특히 해리의 둥켈 프레르가 흥미로웠다.) 게다가 전부 Such characters! 아 또하나 인상 깊었었던 것- 책에 해리의 지인으로 루퍼스가 나오는데, 그 루퍼스가 목에 여성용 분홍색 털 목도리를 즐겨 두르는, 주말에는 여장을 하고 무대에 서는 동성애자라는거다. 폴 오스터가 루퍼스 웨인라이트를 염두에 두고 그 이름을 쓴 걸까 잠깐 그 가능성을 가늠해보며 슬쩍 미소. 그나저나 네이선이란 이름은 아무래도 Nathan 같은데. 읽을 때 마다 묘하게 거슬린다. 2/3 정도 남은 분량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




다 읽었다. 상상외로 술술 읽혀서 신기할 정도였다. 책을 읽은뒤에 한 생각이라고는 마땅히 있어야할 책에 대한 감동이라기보다 이 이야기를 이렇게 쉽게 술술 부담없이 풀어서 써논 작가의 ability였다. 루퍼스의 소탈함도 좋았고 마지막에 새로 탄생한 레즈비언 커플들에 관한 내용을 읽을때는 좀 웃었다. 내가 느낀 책에 감상은 결국 책에 나와 있는대로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책. 사실 어리석은건지 멍청한건지 허무한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것들이 묘하게 적절하게 섞인 느낌을 마지막 챕터를 읽고 받았다. '죽음'이 여기저끼 깔려있는 책 치고는 가볍다. 처음에 내가 책에 묘한 거부감을 느꼈던것도 책 뒷면에 quote로 뽑아놓은 문장이 죽을곳을 찾아 부르클린에 정착했다였나 뭐 대략 그런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음 몇 페이지는 Nathan의 암, 이혼, 딸과의 다툼 이런것들이었으니까. 아프터눈에 홍차 홀짝이면서 여유롭게 책장을 넘기면서 지구위에 사는 사람들 생각을 해보고싶을때도 유익할 것 같고 이리저리 치여서 머리가 복잡할때 어차피 인생사 이런 것과 별반 다를것 없지 하고 읽어도 좋을법하다.

그리고 다시한번 책을 선물해준 H양에게 감사를~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