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08. 7. 2. 23:35


- 유란이 싸이일기를 몰래 훔쳐보다가 (이렇게 쓰면 몰래 훔쳐보는게 되는것도 아니지만) 피터 여자친구가 한국인이라는 글을 보고 루카스 생각이 났다. 리카톤으로 나가는 버스를 타면 가끔 세인트 토마스 교복을 입은 남자들이 지나가는데 그럴때 마다 루카스 생각이 나곤한다. 파이널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며칠전에 사라져서 끝내 나타나지 않아 얼굴도 못 보고 내려온 귀여운 루카스, 종종 보고싶다. 교복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길을 걸어가다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보면 맘 한구석이 싸해지는게 좀 슬프다. 나는 지나간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다.

- fried green tomatoes at the whistle stop cafe는 천천히 잘 읽고 있다. 책이 쓰여있는 방식, 적절한 유머감각, 편안한 문체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어떻게 생각하면 약간 'little women 작은 아씨들'이랑 비슷한 느낌이다. 물론 내용은 다르고 지극히 느낌상. 하긴 비슷한 시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책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비슷한 시대가 맞긴한가?; 이건 다시 알아보자)

- 그닥 가고 싶지 않은 세미나를 가게 되었다. OKTA인지 뭔지 하는 기관에서 주최하는 경제무역어쩌고 하는 세미나. 내 전공이랑 전혀 무관하고 방학을 느긋하게 즐기고 싶고 마냥 뒹굴뒹굴하고 싶어서 가고 싶지 않았는데 아빠의 반협박, 아니 반도 아니다 완전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가게되었다. 아, 이런 세미나 하나로 나는 성인인데 언제까지 나는 부모님이 하는말을 무조건 따라야하나라는 생각에서 부터,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내가 완전히 독립을 할 수 있는걸까. 나 스스로 나에게 필요한 세미나나, 경제적 필요를 찾아서 해결할 때 부모님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건가. 그런데 틀이란건 뭐고 또 틀을 기필코 벗어나야하는 이유는 뭔가 하는 뜬금없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사실 이렇게 가게된거 가서 잘 배우고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한다. 나의 경제적인 개념은 정말 꽝이니까. 빨리 은행빚이나 청산해야 하는데. 이번 방학 때 집에 내려와서 모인 학생수당에다가 다시 오클랜드로 올라가서 절약하는 생활을 하면 빚을 다 메꾸고 돈도 열심히 잘 모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나는 이런 사소한 오버드라프트 빚 뿐만 아니라 학비대출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하는데. 항상 잊고 흥청망청 써대니.

- 러스티 개새끼가 새벽인데 자꾸 짖어댄다. 거슬려 죽겠네.... 저걸 한 대 팰수도 없고.

- 여전히 사랑스런 빈소년아가들의 my heart will go on(푸하하하 방금 저걸 쓰다가 오타를 냈는데 my heat will go on 열 좀 받아?ㅋㅋㅋ) 을 무한반복하고있다. 이제는 앞에 띠리리리링~ 하는 전주만 나와도 동생이랑 엄마가 짜증을 낸다. 아니 안 질리는걸 어떡하라고. 앞으로 며칠은 끄덕없이 더 듣고 싶을예정. near~ far~ wherever i am, i am going to listen to it!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