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08. 11. 5. 00:50

어제는 집에서 리카톤까지 걸어갔다, 걸어가는 도중에 전화가 와서 잠깐 이어폰을 뺴고 전화를 받은뒤 이어폰을 다시 꽂는걸 잊은채 한참을 걷다가 포딩이를 켜놓은게 갑자기 생각나서 다시 귀에 이어폰을 귀에 꼽았을때 루퍼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My phone's on vibrate for you but still I never ever feel from you. 나는 문자가 올 때 마다 소리가 나는게 짜증스러워서 항상 vibrate mode로 해 놓기 때문에, 게다가 누군가의 문자를 근 몇 달 계속 기다렸었기 때문에 이 노래를 들을때는 항상 마음이 좀 쑤셨다. 이제는 기대도 하지 않는 vibration이었다. 그리고 계속 오언니에 꽂혀서 오 언니 밴드의 노래를 줄창 들어서 최근에는 자주 듣지 않던 노래인데 이렇게 랜덤으로 딱 나타나서 듣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고 집으로 내려오고 나서 거의 생각을 하지 않던 그 사람 생각이 바로 딸려온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집에 오고나서 내팽겨쳐진 가방에 잠들어있던 폰을 만 하루가 지난 지금 확인했다. 하나는 L한테서 하나는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두 개 와 있었다. 모르는 번호로 온 문자부터 확인을 했는데 Sori 4 taking so long 어쩌구 하는 문자였다 이런 문자를 보낼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하면서 계속 읽는데 중간에 broach가 눈에 확 들어와 박혔지뭐야. 그래서 바로 알았다. 순간 찌르르. 마지막에, ',best, jake.' 까지. 내가 지금 느끼는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어떻게 설명하지 못하겠다. 복잡하고 슬프고 들뜨면서 원망스럽고 얄밉고 재수없고 짜증나고 허탈하고 허무하고. I felt from you at last. 뭐 엄연히 따지자면 그것도 아니구나, 가방속에서 혼자 울린거니까! 이게 뭐야 정말......... 

난 또 한동안 어떻게 답장을 하면 좀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지, 받는 사람은 전혀 상관도 안하는 쓸데없는 고민에 시간을 좀 쓰게 될 것 같다. 어쨌든 내일 답장은 해야할 것 같은데. 아니면 나도 (또 한번 받는 사람은 신경도 안 쓰지만) 짜증 좀 나보라고 한 달 뒤에 답장을 해볼까? 그래 하지만 진짜 기린 브로치가 생기는 건 좋을 것 같아. 난 정말 기린이 좋으니까. 단지 그냥 너무 짜증이 나. 너 때문에 너때문에 너때문이야 개새끼. 괜히 울컥해서 욕을 한바닥 갈기고 싶다 지금 심정은.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