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멍이 데일 것 같은 수프가 필요했다. 졸립거나 힘들거나 힘이 빠지거나 만사가 귀찮아질때 오목하게 예쁜 그릇 한가득 담아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논스탑으로 드라마를 볼때 먹기 딱 좋다. 사진으로만 보고 말로만 듣고 가끔 슈퍼에서 인스턴트 파우더로 나온 양파수프를 먹고싶었다. 왜 갑자기 생각났는지는 모를일이지만. 어쨌든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찾아 내 나름대로 넣고싶은건 넣고 빼고싶은건 빼고.
그래서 내가 양파수프를 만든 방법은 우선 올리브유를 정당히 냄비에 깔고 양파를 세개정도 잘라 넣고 좀 볶다가 버터도 좀 넣어보고 베이즐도 좀 넣고 파슬리도 좀 넣고 후추도 갈아넣고~, 갈색이 나고 냄비 바닥이 시커멓게 되도록 달달달 볶은 다음 원래는 쇠고기 육수를 부어야 하지만 나는 편법을 썼으므로, 미리 포트에 끓여둔 물 약 1.7리터를 왕창 다 붓고 비프스톡 큐브를 세개정도 넣었다 소금 적당히 후추도 좀 더. 그리고 뚜껑 닫고 끓이고싶은 만큼 끓인다음 희고 아름다운 수프보울에 담아서 블로깅하면서 시식중. 아이 따뜻하고 맛있어. 나의 사랑이 듬뿍 담긴 맛이랄까?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