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09. 3. 2. 19:52

그리고 나는 오늘 기대도 하지 않았던 4학년이 된 J를 만났습니다. 아.. 이게 내 3학년 첫날을 보내고 블로그에서 쓰는 첫 줄이라니...... 아마 나는 아직 J에게 마음이 있나봅니다. 사실 진짜 진짜 좋아하는건지, 빠수니같은 기분으로 J를 핥는건지, 누군가를 좋아하는 그 두근대는 느낌이 좋은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나는 그냥 학교 앞 의자에 앉아서 넋놓고 2시에 있을 3학년 미팅을 기다렸는데, 갑자기 흰티셔츠를 입은 누군가가 다가와서 "Hi. How are you"를 하길래 깜짝 놀래서 봤더니 익숙한 그 얼굴입니다. 머리는 조금 더 짧아졌고 웃다 만 듯한 표정도 그대로입니다. 다만 주름이 좀 더 늘어보였달까. 피곤하고 찌들고 우울한 얼굴입니다. J가 가고나서 옆에있던 A에게 말했더니 "Well, that's what he is! 우울한 person"이라고 했습니다. 게다가 처음엔 웃고있었는데 내가 기린 아직도 갖고싶다고 만들어달라고하니 표정이 급 우울해졌습니다. ......만들기 싫으면 만들지 마 이 색히얏!!!!!!!!!! 그리고 나서 금방 가버릴줄 알았는데 방학 어떻게 보냈냐는 둥, 자기도 크라이스트처치에 조만간 내려가보고싶다는둥 이것저것 말을 늘어놓았습니다. 나는 처음엔 침착하게 잘 대꾸를 했지만 얘랑 말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표정이 급 굳으면서 미소짓고 있느라 얼굴근육이 너무 힘들어 부들부들 떨린단 말야.... 물론 손은 말할것도 없고. 아.. 이런 내가 싫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하지 말고 그냥 같은 학교 다니는 애, 그냥 아는 남자친구 정도로 생각하면 절대 이러지 않는데 내가 '좋아하고있다'고 의식하기 시작하면 진짜 도리가 없습니다. 마인드 컨트롤 마인드 컨트롤. 휴.. 다행이도 4학년들은 저멀리 있는 건물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로 앞에있는 건물이라해도 건물을 다르게 쓰는건 조금 싫어요.

J얘기는 그만하고. 프로젝트를 받고 튜터를 뽑고, 하고싶은 분야를 정하고. 튜터는 작년 튜터였던 P씨를 first prefence로, 그 다음에는 처음보는 M씨, 그리고 역시 처음보는 R씨를 골랐습니다. 15포인트 페이퍼는 퍼스트 초이스 스컲쳐 세컨드는 포토그라피. 뭐가 될진 모르겠지만..... 아 모르겠다. 벌써부터 스트레스 대박입니다 ^.^ 아... 난 무슨 프로젝트를 해야하나.......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