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읽기, 보기2009. 3. 22. 01:17
오늘 오클랜드 페스티벌의 파트로 버스를 대절해서 2불만 내면 씨티에 있는 갤러리들을 다 돌게해준다는 뭐 그런 이벤트가 있었는데 S랑 만나서 그 버스를 타고 돌아다닐까 하다가 생각을 해보니 원래 씨티안에서 돌아다니는 버스는 50센트인데다가 우리는 갤러리들이 어디있는지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돈아깝게 버스 타지 말고 그냥 발품팔아서 돌아다니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선 알렐루야에서 커피 한잔으로 투어시작. 아 진짜 알렐루야는 내가 살면서 먹어본 커피중에 제일 맛있는 커피를 파는 곳이다. 롱블랙이 환상. 게다가 일하는 청년들이 좀 많이 예쁘거든. 잠깐 딴소리좀하자면  학교가는 길에 이틀에 한번쯤은 커피를 사마시는데, 코뚜레를 하고 팔에 문신이 멋지고 보라색 티셔츠가 잘 어울리는 까무잡잡한 피부의 예쁜 청년 (아 길기도 길다)은 말 끝에 love를 붙여준다.

"did you want any sugar in your coffee, love?"
"nah,(shaking head)"
"okay, here you go. have a nice day, love."

........이렇게 아침을 시작하면 행복해서 눈물 날 것 같단 말이지.
그리고 또 다른 이쁜이는 딱 딱 딱 진짜로 정말로qaf의 J 이미지를 쏙 빼닮았다. 다이너에서 일할때의 그 모습. 머리는 올빽으로 샥 빗어 넘기는데 슬림한 몸매가 얼마나 이쁜지, 얼굴이 얼마나 맨질맨질하고 부드러워보이는지 미소가 얼마나 달콤한지. 아 근데 갤러리 얘기 쓰다가 이게 왠. 어쨌든 이 카페 포스팅은 따로 해야겠어 진짜!

어쨌든 artspace 건너편에 있는 MIC에 갔다. 나는 이번이 MIC에 처음가는 거. 있는 줄도 몰랐는데 S가 작년에 우리 튜터였던 셔n 커r 작품전시를 거기서 했다는 소리를 들음. 별 생각없이 들어갔고 위에 올라가야했는데 올라간 계단은 많은데 경사가 굉장히 낮아서 좀 재밌었다. 계단 올라가는게 힘들지 않고 재밌었어. 전시된 작품들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중에 특히 좋았던건 peter podworski의 moving images in the gallery1 of MIC. 처음에는 아무생각없이 헤벌레 입 벌리고 보다가 즐겁고 재밌고 마음에 와닿고, 집에 와서 찾아봤는데 유튜브에 아티스트가 올려놓은 영상이 있길래 가져왔다. 이런건 두고두고 저장해 놓고 볼거야.


adventures of black beauty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이게 맨 처음으로 본 영상.

그런데 잘 보다가 문제는 여기서. 처음 볼떄까지도 좋았는데 갑자기 헉 하고 경직되다가 나중에는 정말이지 눈물이 나더라. 노래와 영상이 합쳐지면서 extremely powerful work로 탄생. 오늘 본 작품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좋았다. 저 노래까지 더해서. 집에와서 유튜브에서 저 노래 찾아보니까 보컬언니가 완전 멋지심. 언니 자체는 헤테로인데 레즈비언 팬베이스가 투텁다고 함. totally 이해가 감.


blood head (texas-black eyed boy)

(나는 이 영상들에 나오는 남자가 작가 자신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까 스코티쉬 게이 드래그 코메디언이었다. 표정이 너무 진실해보여서 이 사람이 마냥 즐거워하면서 눈을 깜빡이면 나도 웃게되고 블로드헤드에서는 진짜 막 속에진 응어리같은걸 밝으로 표출하는 표정이라 막 눈믈이 퐁퐁 솟아나게 해. 신기한건 트래니들은 복장을 갖춰 입엇을때랑 아닐 떄 랑 표정과 행동이 달라진다는거다. 근데 너무 자연스럽게 달라져서 좀 재밌다. 제임스 친구 D는 크로스드레스를 하는데, 눈 깜빡이는 모양, 손짓, 말투, 그 모든게 여장을 햇을때랑 안했을때가 너무 달라서... H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걘 여장하면 애가 bitchy한데, 여장안하면 진짜 착해져.. 대체 왜 그럴까?"
 I think everything's in the make up. it's like a mask that you put on to fake who you are. 그럼 요새 내가 화장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그리고 나서 갬비아 카슬에 들렀다가, 마이클 lett에 갔다가, 스탘와이트에 갔다가... 케이rd에는 정말 갤러리가 많기도 하다. 그리고 나서 다시 씨티센터로 내려와 오클랜드뉴갤러리에 갔다. 일층에는 애드미션프리 읷히비션을 하고있는데 아니 뭐 그냥 꽁짜는 아니고 (치사하게)월요일만. 하지만 지난 월요일날 봤으니까 파스하고, 이층으로. 이것도 물론 오클랜드 페스티벌 일부. 월요일 당시에도 입장료 받아서 가보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들렀던 갤러리중에 처음으로 돈을 내고 들어감. 7불. 길 가면서, 그리고 학교 이곳저곳에서 브로셔랑 홍보용 포스트 카드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화려한 색감의 이것저것을 기대한건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게 그냥 화려한 색감이기만 바란건 아니었단 말이지. Yinka Shonibare. 유명한 아티스트긴 한데, 뭐랄까 나한테는 와닿는것도 없었고 다 보고 나온 느낌은 딱 소피아 코폴라의 marie antoinette를 보고 난 후의 기분. S도 나랑 비슷하게 느꼈던 듯 하다. 그냥 다니다가 이거 전 전시도 그냥그랬다고.. 아무래도 우리가 너무 K로드 쪽의 갤러리 분위기와 작품쪽에 익숙해 진 게 아닌가 하는 대화를 했다. 오클랜드 갤러리 exhibition들은 아무래도 대중들과 좀 더 가깝고 친숙할 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아티스트 런 갤러리나 딜러갤러리들에 비하면말야. 그냥 그랬지만 확실히 작품의 presntation은 월등했다. 영상들이 꽤 있었는데, 너무 가까이 붙어있어 서로의 영상을 distract하지 않도록 미디엄이 다른 작품들을 번갈아 가면서 배치 해 놓았고,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흐름이 좋았다. 이런 스케일의 프레젠테이션이라면 7불 받는 이유가 이해는 가. 보고나서 불만족스런 기분이 어쨌건간에. 오늘 씨티아트룸스 갔었어야했는데 또 잊어버렸다. 젠장. 바로 옆이었는데.

갤러리를 하루종일 다녀도 작품과 할 수 있는 교감은 한정되어있다. 지금의 나에게 언제고 어떤 작품을 보던 간에 작가가 의도하는 것을 콕 찝어내서 감탄할 거 다 하고 느낄거 느끼고 감동까지 하는 건 정말로 힘든일이다. (그래서 조금만 다녀도 피곤해지나?) 확실히 이리저리 다니고 디스커션이니 크릿이니 하면서 보는 눈은 몇년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깊이도 손바닥 한 뼘 만큼은 깊어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와 비교하자면 아예 생각을 안하는 수준이야. 집중이 안된다고 도대체. 그래도 이렇게 꾸준히 공부하다보면 언젠가는 독심술을 부리듯 작품만 보면 magic spell을 맞은 것처럼,
"아아! 이런 심오한!!"
요런 대사를 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 같아. 히히히.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