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이상한 날이었다. 별로 친하지 않은 A랑 어쩌다가 같이 클럽에 가게 되었다. J언니랑 A가 오늘 카세트에 가기로 했었는데 언니가 판공성사를 봐야했던 관계로 못가게 되었는데 같이 오후에 afternoon tea without tea(ㅋㅋㅋ)를 하면서 "그럼 네가 A랑 같이 가!" 하길래 어색할 것 같고 월요일날 크맅도 있어서 가지 않으려다가 케이로드에 잠깐 들렀는데 포스터를 보고는(어떤 밴드의 뉴 앨범 릴리즈 퍼포먼스 같은 거였다) 갑자기 어차피 그 시간에 열심히 워크 할 것 같지도 않은데 그냥 가자는 생각이 들어서 가기로했다.
안드레아는 굉장히 조용조용하고 그닥 말이 많은편은 아니라서 둘이 5시부터 9시까지 비는 시간을 채우는데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스튜디오에서 컴퓨터를 두시간 쯤 하고 설렁설렁 Qst로 걸어가기 시작. A가 옥시덴탈에서 먹은 체리비어 얘기를 꺼내서 시간이 조금 남았던 우리는 카세트 앞의 옥시덴탈에 먼저 들렀다. 체리비어를 놓고 마시다가 출출해진 우리는 bowl of chips를 시켰지요. 체리비어는 꼭 체리맛 시샤를 하면서 맥주를 마시는 것과 흡사한 맛이었다. (not that I tried sherry shisha with beer though) 향긋한 체리향이 살짝 감도는데다가 색은 어쩜 그리 고운지. belle vue kriek였지 이름이 아마? 우리는 바삭바삭하고 따끈따끈하고 아름다운 칩스를 아이올리에 찍어 먹으면서 ("I need a) long black (so bad!")과 flat white (abs)관한, 그리고 결국은 칩스가 long yellow outside white inside라는 결론을 내리며 한참을 더디조크로 깔깔대며 웃었다.
작은 meal을 마치고 바로 앞에 있는 카세트로 올라가서 black mac을 한병씩 마시면서 빵빵터지는 사운드에 졸려하며 하품을 해댔다(-_-;;;) 아 카세트넘버9는 원래 벌칸 레스토랑인가 바인가 어쨌든 점심메뉴가 참 맛있던 곳인데 바뀌었당. 요새 한창 주가를 날리는 곳. 외관과 내관에 오래된 오디오와 카세트들로 꾸며놓은게 예쁘더라. 잘 만들어놨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줄리엣이랑 조이까지 봄. 뻘쭘하게 앉아서 맥주를 홀짝여도 시작할 기미가 안보이는 라이브... 아홉시에 시작한다고 했잖아!!!!!! 결국 시작한 시간은 10시였고 원래 나온다고 했던 밴드도 아닌것 같고, 이름은 모르겠는 세명은 여성으로 구성된 밴드가 라이브를 시작했다. 그런데 보컬이 우리학교 다니는 애잖아?! 눈도 크고 입도 크고 코도 크고 키도 크지만 몸무게는 작은 불공평한 아이.(게다가 블론드입니다) 목소리 까지 좋냐? 아 정말 불공평한 세상. 어쨌든 노래는 좋더라.
서너곡쯤 했을까 jam packed club에 답답함을 느낀 우리는 다시 ㅋueeㄴ 스트리트로 나왔다. 바이아덕트를 갈까 어쩔까 하다가 아까 낮에 4시에 갔다가 5시에 문연다고 해서 좌절했던 와인셀러로 2차를 가기로했다. 케이rd로 가려면 엄청난 언덕을 올라야했다.
"are you all right walking in those?" (yk referring to A's hills)
"yes, i'm used to it."
그리고 와인셀러로. 사람이 많긴 했지만 카세트처럼 발도 못 디딜정도는 아니었고 이곳저곳에 남는 공간들이 꽤 되었다. 담배를 피고싶었는데 마침 와인셀러에는 smoking area가 있었습니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그룹이던 말던 그냥 자리에 다 낑겨앉아서 연기를 하늘로 뿜어대고 있었다. wooden ceiling이 있다가 갑자기 하늘로 뻥 뚫려있어. 아마도 세균이 득실득실하고 맥주를 아마도 5리터는 머금지 않았을까 싶은 소파에 앉아서 하늘을 보면서 담배를 피면서 apple cider를 마셨다. 오 마이 갇. 그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몽롱하고 기분 좋고 나른하고. 마시고, 웃고, 쓰레기장같은 그곳의 어두침침한 빨간불빛. 이런저런 시덥잖은 얘기를 끊임없이 해댔다. 담배 한 대를 더 물고 불을 붙이려는데 이 망할 놈의 라이터. 불이 붙다 말다 붙다 말다. 그런데 내 가슴쪽으로 어떤 물체가 휙 날라오더니 무릎으로 툭 떨어지는거다. 집어들고 보니 주황색 라이터였다. 어디서 날라온건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자 검정색 비니를 쓴 어떤 남자가 개구진 표정으로 씩 웃으면서 라이터를 켜는 시늉을 한다. 그 남자, P는 A가 전에 어떤 파티에서 만나서 얘기를 했었다는 남자였는데 나중에는 우리 앞에 이썬 나무 의자에 앉았다. 사진기를 목에 걸고있엇는데 casual photographer인 듯 사람들 사진을 이리저리 찍는다. 갑자기 확 터진 플래쉬에 놀란 나와 A는 기겁. 아 정말이지 마스카라도 아이라이너도 씨뻘건 립스틱도 다 번진 상태에서 찍히는 사진 따위 싫다고! 그래서 나도 맞플래쉬로 대응.
이름을 말해주자 어? 너 한국사람? 이런다. 한국 친구들이 있단다. 한국음식 자주 먹는다고 뜬금없이 김치불고기오징어 돼지고기들어간팬케이크!를 말하고 앉았다. 셋다 나는 별로 안 좋아하는 것 들. 게다가 A랑 P랑 노는 거 보는게 너무 웃겼다. 아 그리고 A의 작품에 나온 다 벗고 셀프fuck잉 한 사람도 우연히 마주쳤다. 아 진짜 웃겨서 죽는 줄 알았어 그 사람 보면 자동으로 벗고 !#$^&*$&하는게 생각나는데 날더러 어쩌란 말야 ㅠㅠ 게속 실실대는 나를 보고 A는 계속해서 "you are not thinking about it, are you?"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와 사진을 돌려서 봤는데 사진은 멋졌다. 게다가 나더러 모델링 해본적 없냐고,아니면 혹시 하는데 관심없냐고 계속 찌르는거다. "I don't think i'm good enough" 하니까 "no, I think you are beautiful." 으하하하하하 아 너 좀 최고야. 집나간 내 자신감이 돌아올랑말랑하고있어. 나중에 생각있으면 연락하라고 번호도 교환. 뭐하면서 사냐고 물었더니 포토그래핑이랑 헤어드레싱을 한다고 했다. 진한 영국 발음이 귀여웠단 말이지. SUPER! P옆에 찍힌 여자는 H인데, 허스키한 목소리와 말투가 너무나도 매력적인 여자였다. P의 소개로 서로 통성명을 하고 앞에서 (이 멋진언니, 먼저 손을 내밀면서 나이스튜밑츄) 계속 담배를 펴댔는데 갑자기 나한테 술이 담긴 잔을 쑥 내밀더니 고개를 끄덕- 하면서 마시라는 제스쳐를 하는거다. 쭈욱 들이켰더니 씩 웃으면서 "I like you." 아놔 언니 그런 목소리로 그런대사 치지마, 반할것만가타요 학학학 ㅜㅜㅜㅜ 그리고 지금 우연히 알게된 사실인데, 유명한 가수다. 어쩐지 밴드얘기를 하더라. 나야 듣는 것만 들으니까 알 리가 없지요?! 진짜 가수는 목소리부터 다르구나. 오늘 밤에 와인셀러에서 공연했었네. 갈 걸! 보고싶어 우앙. 그리고 역시 쓰잘데없는 이야기들로 재잘대면서 놀다가 A와 나는 집으로 P는 배고프다고 음식을 찾으러 각자 갈 길을 갔다.
폭신한 소파에 몸을 완전히 맡기고 뻥뚫린 하늘에 별 하나있다, 별 세개다. 하면서 서로 눈만 마주치면 웃음이 터지는 그 시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너무너무 좋아 A♥
그리고 집에와서 P랑 짧디 짧은 개그 문자들을 주고 받다가 잠들었다.
김치
김치 안좋아해
그러시겠지
하하
오징어 문어 돼지고기 들어간 빈대떡도 안좋아한다고 해보시지?
안좋아하는데
콜라스트랩스
yum. 넌 음식 좀 먹었냐?
응 위에 말한거
뭐? 콜라스트랩스?
그 전
빈대떡? 우웩
맛있거든?
그리고 갑자기 집에서 파이어알람이 울리는거다-_-......세벽 세시에. 그래서 집을 나가야만 했다. 결국은 불은 안났는데 똥개훈련만.
젠장. 집에 방금 들어왔는데 파이어알람이 울려서 탈출중이야. 좀 짱인듯?
몇명이나?
the whole fucking apartments
Language!
ha!
(a few minutes later)
back in?
응 이제 잘거야. 좋은밤! 아니면 좋은아침이라고 해야하나?
술 마실래?
(답장안함)
disregard that. sleep wel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부분이 가장 귀여움. P가 좋았던건 과도하게 들이대지 않고 자기 손을 함부로 지분거리지 않고 컨트롤을 잘 하며 성적인 농담을 하는 가운데서도 전혀 불편한 느낌을 들지 않게 선을 지킨다는 점이었다. 좀만 얘기해도 사람 불편하고 불쾌하게 하는 부류들(mostly, great number of 남자)과는 좀 달랐어.
그렇게 4시에 자고 오늘 2시에 일어나서 스튜디오 가는 길에 알렐루야에서 long black(hahahahahahahahaha) takeaway 를 하고 워크좀하다가 S랑 같이 (또)옥시덴탈에 가서 체리맥주와 칩스를 먹었다. 아 기분좋게 배부른 느낌 오랫만이었어. 바람도 안불고 온도도 적당하고. 바이아덕트 끝 쪽으로 가서 서서히 지는 해와 천천히 변하는 하늘을 보며 이어폰을 귀에 한쪽씩 꽂고 오랫동안 있었다.
바다 냄새도 좋았고 출렁출렁 무늬를 끊임 없이 만들어내는 파도도 좋았고 어둑해지자 불이 반짝반짝하게 들어온 하버브릿지도 아름다웠다. 마음이 평화로웠다. 즐겁고 행복하다. I told S that i am happy i came to elam and met her and other people. S agreed. 그리고 싶은거,만들고 싶은거, 해 보고 싶은 것들을 마음 껏 하면서 사람들과 아트에 관한 얘기 음악에 관한얘기 행복에 관한 얘기를 하는 자유로움이 너무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