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이나 포스팅이 없던 먹을거 카테고리에 이틀연속 포스팅이라니! 나에게 요리를 하는 주기는 규칙적인데, 밤을 새가며 10인분 이상의 미친 베이킹을 하면 생리가 바로 다음날이란 뜻이고, 뭔가 공을 들여서 먹을만한 식사를 만든다면 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인디안커리 낙점. 왜냐면 어제 플래메이트가 점심으로 인도네시안커리를 만들어먹는데 냄새가 너무 좋아서 나도 먹고싶더라고... 게다가 전에 어디선가 간단하고도 쉬운 커리만들기 레시피도 긁어두었고.
오늘 쓴 재료; 오늘도 빠지지 않는 자취생의 제일 친한 친구 얼린 채소, 코코넛 밀크, 마늘 다진 것, 말린 고추, 양파, 토마토캔, 가람 마쌀라 파우더, 코리앤더. 그 외 소량의 올리브유와 소금, 스위트너, 옥수수전분.
올리브유에 양파 다진것과 타일랜드산 아주아주 매운 빨간색 말린 고추를 넣고 노릇노릇하게 볶아준다. 칼로리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발악을 하자면 올리브유는 안 넣어도 상관 없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것 쯤 신경쓰지않고 올리브유 스프레이를 두 번쯤 뿌리고 양파를 볶았다. 양파가 볶아지면 다진 마늘을 반 스푼 정도 넣고 좀 더 볶고, 가람 마쌀라 파우더를 세 티스푼 정도 넣었다. 사실 레시피가 그냥 재료랑 하는 법만있어서 넣는 양은 전부 나의 감과 실력으로. 훗. 그렇게 조금 볶다가 토마토 한 캔(400g정도 였던 듯)을 넣고 팔팔 끓이다가 전자렌지에 돌려 녹여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green beans, butter beans, carrots, red peppers 믹스의 냉동채소 투하. 조금 끓이다가 코코넛 밀크를 넣고 싶은 만큼. 달콤한 향이 솔솔 올라온다. 보통 식당에서 파는 커리들은 이 나라 사람 입맛에 맞춰서 엄청 나게 들척지근한데 그것도 나쁘지 않길래 레시피엔 없지만 스위트너 두 알도 넣었다. 여태까지 재료만 보면 코코넛밀크의 은근한 단 맛 빼고는 달달한 요리가 될리가 없잖아.. 그렇게 끓이다가 소금도 쳐가면서 간을 보고 한참을 끌여서 야채가 뭉근해지고 소스가 배었다 싶으면 먹으면 된다. 근데 너무 주루룩 흐르는 커리보다는 죽같이 점성 있는 쪽이 좋아서 옥수수 전분을 조금 넣었다. 걸쭉해지면 접시에 덜어서 위에 생 코리앤더를 쭉쭉 잡아 뜯어서 얹어주면 완성. long grain으로 해 둔 흰 쌀밥에 얹어서 먹으면, 이곳은 뉴질랜드인가요? 인도인가요? 천국인가요?
아 진짜 이렇게 쉽고 금방 만들수 있는거면 어태까지 돈 그렇게 주고 안 사먹었지! 사먹는 것 보다 훨씬 맛있고 내 취향대로 고추도 팍팍 넣었기 때문에 속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것 처럼 알싸 매캐한 매운정도도 좋았다. 아직 한 두끼 분량이 더 남아 있고. 가람 마쌀라 파우더는 가격도 싼데 한 번 사놓으면 진짜 되게 오래 쓰겠더라. 아 행복해잉. 이제 공부하는 것만 남았는데.... 음.................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