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내 기준에서다. 내가 미중년에다가 너무너무 핱 하다고 말하는 즉시 옆에 있는 내 친구들은 나를 어이없다는 눈길로 훑어준다. 그래도 내 눈에는 너무너무너무 좋은걸!
D -
포스트그래듙 디플로마 과정을 하고 계신 이 중년의 섹시남은 항상 스튜디오에서 붓을 들고 작업하신다. 큰 키와 수려한 외모와 부드러운 금발이 나의 마음을 녹인다. 애완동물로는 10살짜리 암컷 래브라도. 집에 늦게 오는 날이면 개침대에 누워 기다린다고 한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조곤조곤한 말투 세월을 뛰어넘는 미모가 포인트. 그야말로 젠틀맨.
며칠전 나랑 로즈가 벤치에 앉아있는데 D님이 걸어갔다. 그 전날 갤러리 오프닝에 같이 가서 말을 튼 사이로, 나는 반갑게 "hi, D!" 했고 D도 그 뒤로 뿅 넘어가는 미소와 함께 "Hi. 해줬다. D가 몬드리안으로 들어가고 나서 로즈가 "ooh, who's that hot guy?" 라고 했다. 하하하하하하 귀여운 로즈같으니라고.
D -
또 다른 D인 이 분은 며칠 안 씻은 비주얼에 일주일 내내 같은 복장에 안 짜르고 치렁치렁한 머리에.... 그야말로ㅋ...ㅋ.ㅋ. 스타빙 아티스트같은 몰골이다. 그런데 귀여운걸 어떡해?! 그런데 섹시한걸 나더러 어쩌냐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이 사람 좋다 그러면 사람들이 제일 경악한다. 그 정도는 아닌거 같은데 내눈에... 그래 흰머리 많다고... 그래 구질구질해보이는거 나도 안다고. 근데 거기에서 뿜어져나오는 매력이 있잖아? 뭐 비교 하자면 키아누 리브스 노숙자 뽀쓰? 게다가 대빵 큰 라지 포맷 카메라 붙잡고 하나하나 조신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그 목소리... 아............... 복잡하고 무섭고 다르기 힘들어 보이는 스튜디오 조명들 이것저것 복잡한 기구들 어떻게 쓰는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다 알고있는거 보면 존경심이 무럭무럭 나기도 하고. 게다가 작품도 멋지다.
이것은 좋은 DOUBLE D! 고등학교 이후로 대학에서도 나만의 더블디를 찾아내었으니 어찌 좋지 아니한가!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마지막으로-
R -
그니까 가비압게 말하지면 루퍼스. 아니 어째서 루퍼스가 우리 학교에 있냐고 물으신다면... 진짜 루퍼스는 아니고, 그냥 생긴게 루퍼스랑 닮아서. 루퍼스보다 좀 더 부드럽게 생겼다. 루퍼스도 웃으면 사람 좋은 인상이지만 눈 부릅뜨면 눈 크고 코 크고 입 커서 무섭다고. 우리학교 라이브러리안이신 그 분은 최근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페인터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름은 아직 모르겠다. 찾아보면 좋을 테지만 어제 대략 삼십분간 온갖 검색어를 넣어서 분노의 구글링을 했는데도 찾을 수가 없었다. 내공을 키워야겠어! 어쨌든 빵모자를 즐겨 쓰시고, 은근히 화려하고 눈에 띄는 패션을 즐기는 그는 한 때 게이가 아닐까 의심을 하긴 했으나 별로 아닌것 같아서 냅뒀지만 어제 안드레아와의 대화로 다시 한 번 의심중.
"라이브러리에 진짜 멋진 라이브러리안 있어!!!! 나 요새 중년이 떙겨."
"누구? 혹시 그 머리 큰 사람?"
"................어떻게 알았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진짜? 그 사람 게이 같은데."
"...니가 어떻게 아냐."
"..그냥 그 사람 하는거 보면 그렇게 보여. 말투나."
....그래서 좌절중. 게이거나 말거나 어쨌든 나랑 엮일 일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도 난 좌절중.
어쟀든 루퍼스와 제일 닮은점은 머리크기와 머리색과 눈과 구렛나루!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