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에만 해도 이 문자를 보낼까말까보낼까말까를 수십번, 수백번은 고민한 것 같다. 드디어 크리스 마스 이브다. 또 이걸 오늘 보낼까 내일 보낼까 한 삼십분은 고민했다. 친구들이 오기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쯤 전이었다. 침대에 축 늘어져서 멍하게 있는데 왠지 지금 보내야 할 것 같았다. 그냥 해치우자, 쓴약을 한입에 훌훌 털어넣어버리는 것 처럼 전화기를 확 들어서 순식간에 merry christmas!를 쓰고는 휭하니 보내버렸다. 보내는 그 순간이 너무 짧아서 허무했다. 보내고 나자마자 후회가 밀려왔다. 아 보내지 말 걸.. 괜히 나중에 나 민망한 일만 하나 더 늘리는거 아닌가, 그냥 아는 학생일 뿐인데, 할로윈때도 문자하고 크리스마스때도 문자하고 얘는 대체 뭘까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이런 잡 생각이 마구 들면서 다시 drug effect가 시작되었다. 대수롭지 않은 그저그런 시즌 문자니까 아무래도 답장은 안 할 것 같아, 자기세뇌를 하면서 화장을 하는데 손이 계속 덜덜덜덜 떨리지뭐야. 흥분과 떨림이 가시지를 않더라.
시간은 꽤 오래 지났고 나는 밖에서 시간도 죽일겸 바람을 쐬면서 노래도 듣고 니코틴 충전도 하며 앉아있었다. 방과 방 박을 들락날락하는데 침대에 던져뒀던 전화기에 문자가 하나 와 있는거다. 다시 덜덜 떨기시작. 눌러봤더니 choicaine. 이런 거에 흥분하고 실망하고 떨고를 반복하는 내가 정말 싫었다. 싫어도 어쩔 수 가 없었다. 다시 침대에 던져놓고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왓는데 고 사이에 문자가 하나 또 와있다. choicaine이겠지 했는데, 눌러보니, 맙소사.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