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10. 1. 5. 01:13

새벽 3시가 지날 무렵 먹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라서 이것저것 앞으로에 대한 걱정거리와 심란함, 우울함이 동반되어 나타났다. 게다가 배에서는 이미 천둥이 치고있다. 쓸쓸한 새벽이다. 옆방 일본애는 남자친구를 데려왔는지 간간히 낯선남자의 기침소리도 들린다. 잠은 오지 않고 일어나기도 싫고 게다가 이 시간에 뭘 먹는건 죄악같다. 그래도 먹구름을 물리치고 쓸데없는 잡 생각과 우울을 날려보내는데는 음식이 최고라는 것을 나는 경험을 통해 알고있다. 그래서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먹으려던 나머지 생선과 브로클리를 먹었다. 스콘도 반쯤.. 그리고 갑자기 커피가 땡겨서 커피도. 카페티에라 모카를 받은뒤로 항상 롱블랙이었는데 지금 롱블랙을 마시면 뭔가 롱블랙의 씁쓸함과 무거움이 먹구름에 가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유를 섞기로 했다. 원래는 커피와 우유가 섞인 맛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데, 가끔은 이렇게 자진해서 찾아 먹기도 한다. 진한 에스프레소에 마치 마약같은 스위트너 세 알 그리고 우유 한가득. 색도 부드럽고 맛도 부드럽다. 게다가 달콤하기까지하다. 무언가 배에 차니 힘이 생기고 이 에너지를 어딘가 좋은곳으로 발산시켜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긴다. 먹구름까지는 아니고, 그렇다고 활작 개어 햇빛이 쨍쨍한 상태도 아니고 그냥 넓디 넓은 하늘을 반 조금 더 채운 뭉게뭉게 구름같은 기분이 되었다. 하늘이 훤히 내다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런기분만 유지한다면 무난하게 한해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힘을 얻는다. 슬슬 졸음도 밀려온다. 지금 시간은 5.12am. 생각은 모든 걸 해결해 주지 않는다. 움직이고 행동하자.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