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10. 1. 14. 16:26
"he said he could maybe sneak me in."  확실히 오늘 나의 기분을 급격하게 다운시킨건 저 문장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항상 자신감이 넘치고 자기 주장에 있어서 똑부러지다 못해 무서울정도다. 곧고 올바르고 ambitious한 그녀를 보면 i should be inspired but, 버트 버트.. 그냥 꽁기꽁기함 만이 남을 뿐이다. 그녀는 MJ와 같은과인데, 만날때는 아 좋은말을 하고있구나 좋은 사람이구나 느끼지만 항상 혼자 뒤돌아서서 생각해보면 찝찝하다. 내가 덜된 인간이라서 그런건지도 모른다. 그냥 질투하는건가? 나는 그만큼 열정적이지 못한가, 왜 항상 다른 사람에 나를 비교하고 우울해하는걸까. 이런 생각이 계속 들면서 한없이 나락에 빠졌다. 물론 대런이 나한테는 저런말을 안해줬다는 이유도 있다. 그냥 옹졸한 질투가 유발한 우울이다. 만약에 이번 프로젝트로 걔가 엑스레이 익스포져를 하게되면 다크룸을 쓸테고! 타크룸에 들어갈테고! 대런이 도와줄테고! 내가 어디까지 유치해질수있는지 누가 시험하는거같다. 심지어는 어떤생각까지 들었냐면, 쟤한테는 저 말을 했기때문에 파이널 전날 나한테 자기가 한말이 contradictory라고 생각해서 그냥 그렇게 말해준거같다. 근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convincing해서 더 슬프다. convincing이 한국어로 뭐라고 써야 저 문장이 매끄럽게 될지 생각이 안나서 저 문장에 convincing을 넣어야 한 것 조차 짜증난다. 아 납득이 간다고 하면 되었으려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가 나를 납득시키고있어! 그래. 이거야. 걔가 그 일로 대런한테 메일을 보낸다고 하는것까지 짜증난다. 아침에는 쌀쌀했지만 갑자기 더워서 방안에서 땀이 뻘뻘날것같은 이 날씨도 싫다. 내일은 비 올거라매. 왜 이렇게 변덕스럽냐 너?! 다 짜증난다 그냥. 올해가 너무너무 걱정된다. 잘 할 수 있을까. 집중할수있을까.  쑤애나가 우리 플랫으로 들어온다. 좋아하는 친구들이라서 좋기도 하지만 걱정도 된다 혹시나 사이가틀어지진 않을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전부 비교적 조용한 아이들(이제는 왠지 내가 나 자신을 아이라고 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짜증나)이니까 큰 문제 없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27일동안 못본게 그래도 나름의 효과는 있었는지 이제 일주일쯤은 가뿐하다. 누군가를 보네 마네 하는 일에 이렇게 숫자 세가며 연연하는 내가 참 찌질스럽지만 그러려니 한다. 작은것에 한없이 의미를 부여하다보니 그 의미가 없어지면 삶의 의욕도 같이 저하된다. 조금씩만 고쳐나가면 되지 않겠어? 식욕은 이상하다 싶을 만큼 갑자기 뚝 떨어졌다. 지난 10일 정도는 먹어도먹어도 배고프고 배가 불러도 속이 안좋아도 또 입에 먹을것을 우겨넣었는데. 인체의 신비인지 호르몬의 신비인지, 신비따위 개나 주고 그냥 내 몸이 편했으면 좋겠다. 내가 살고있는 내 몸안이 편했으면 좋겠다. 예전작업을 보고있는데 내가 제일 맘에 드는건 작년 1학기때 했던 private place다. 내 작품을 내가 보는데 내가 편하다. 내가 만들어 놓고도 볼때마다 신기하다. 다른 작품에는 느껴본적 없는 감정이다. 피터가 튜터를 할 때면 항상 무언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inspiration이 라는게 정말 있긴 있나보다. 신기한 말들을 많이 해주고 다른 뷰로 많이 봐주고. 난 진짜 내년에도 메간이 내 튜터되면 미제라블할것같다. 원하는 튜터가 없어.. 아침에도 나가보니 소파에서 동그랗게 몸을 말고 supercat이 자고 있었는데 오후에도 나타났다. 우리집고양이같다. 이름이라도 붙여줘야겠어. 맹구친구 맹순이? 쟤가 소파를 차지하고 있어서 내가 조그만 의자에 앉으면 내 무릎으로 폴짝 뛰어 올라온다.
나도 네가 좋아! 오늘의 기쁜일이었다. 기분이 좀 나아졌다. 옆집이 휴가에서 돌아오면 요새처럼 자주 안 올 것 같아서 벌써 서운하다. 쑤애나가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팔뚝이 쏘세지 같다. 살이 찌긴 쪘구나. 타기도 많이 탔다. 나도 프린팅을 하고싶다, 처음에는 지독하기만 했던 케미컬의 냄새도 그립고 너무 깜깜해서 아늑하기까지한 다크룸에 가고싶다. 어둡고 폐쇄된 공간은 안정감을 준다. 내가 어디로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이제는 대런이 그리운건지 사진작업이 그리운건지 모르겠다. 하하 난 다크룸에서 작업하는데 넌 못하지롱! 이 말 하는 대런이 엄청 얄미웠으니까. 대런대런대런대른대런대른아아게슈탈트붕괴가일어날것같아현기증.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