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것2010. 1. 14. 14:07


햄버거는 언제나 one of my favourites! 햄버거를 사러 나가기에는 돈도 돈이고 귀찮기도 하고. 마침 냉동실에 덩그라니 남아있는 마지막 한덩이가 생각났다. beef mince를 하나 사서 다섯갠가 여섯개로 쪼개 얼려놓고 가끔 비빔밥을 먹을때나 국을 끓일때 쓰고 남은 마지막 한덩이! 패티를 만들어야지 하고 꺼냈는데 뭔가 너무 작다. 무언가 제대로 된 패티를 만들기에는 뭔가 부족한 양. 그래서 될대로 되라 심정으로, 후추랑 소금이랑 다진마늘, 우유, 레몬즙, 계란, 오레가노 조금에다가 밀가루를 잔뜩 부어버렸다. 끈기가 생기고 모양이 빚어질만큼 되직하게. 밀가루가 꽤 많이 들어가더라. 반죽을 패티 모양으로 손으로 빚으려 하니 꼭 수제비 반죽같은 질감이었다. 찌익찍 늘어나는게. 양도 꽤 많이 나와서 패티 네다섯개는 만들 수 있을 정도.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앞뒤로 후추를 더 뿌려가며 구웠더니 냄새는 그럴싸하다. 살짝 토스트한 빵 위에 치즈를 얹고 패티와 함께 구운 양파도 올리고 그 위에 아름다운 패티를 놓은 뒤 케챱케챱케챱. 위에는 후추 더! 후추는 정말이지 마법의 향신료야.  

패티의 맛은.. 튀기면 어릴적에 학교앞 분식집에서 튀겨 팔던 싸구려 돈까스 맛이 될 거 같은 맛.(만약 소고기를 안쓰고 돼지고기를 썼다면 더 비슷했겠지?) 적당한 고기맛에 적당한 밀가루맛. 하지만 한두번 먹으면 질려서 더 먹고싶지는 않은 맛이었다. 처음 두번은 되게 맛있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안 땡겨. 하여간 세끼인지 네끼인지 잘 먹었다. 당분간 이 가짜는 안 땡길 것 같아. 이젠 그릴에 잘 구워서 만들어진 100% beef quarter pounder를 먹고싶어!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