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것2010. 1. 17. 16:57

irish soda bread

돈이 부족하다. 마침 사다둔 밀가루도 있겠다 다음주 학교에 싸갈 점심거리 빵을 만들기로 했다. 갓 만들어서 통통하니 좋은 냄새를 풍기는 빵은 그저 수퍼에서 사오는 빵보다 마음을 한결 풍요롭게 만든다. 참을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나라서 간단한 소다브레드를 만들기로 결정. 사실은 한번도 만들어 본 적도 먹어 본 적도 없다. 어느 소설에선가 읽은 기억이 문득 나서 한번 만들어볼까 했을 뿐. (그게 셜록홈즈였던가?) 어쨌든 재료도 만드는과정도 심플하다. 밀가루 4컵, 소다 2티스푼, 소금 1티스푼, 버터밀크 2컵.가루류를 섞고 버터밀크를 넣은 뒤 도우를 만들어 덩어리를 조그맣게 여러개로 나누던지 큰 덩어리를 만들어 그냥 윗면이 골든브라운이 될 때 까지 굽는다. 나는 세 개의 덩어리로 나누어 구웠다. 재료준비부터 다 만들어져 나오는 시간은 대략 30분 정도. 아, 팁 하나, 도우를 만들때 1분 이내로 미친듯이 섞어주는게 중요하다. 버터밀크와 소다가 만나 반응을 제일 왕성하게 보일때 오븐에 넣어줘야하기 때문이다.

갓 구워져 나온 빵의 냄새는 언제나 황홀하다. 발효해 구운 빵보다 구수한 맛은 덜하지만 소다브레드만의 담백하고 부담없는 빵 맛이 있더라. 스콘의 질감처럼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확실한 빵의 질감이었다. 은근히 쫄깃하고 보송보송하다. 안에 버터나 잼을 발라먹으면 식사용 빵으로 아주 훌륭할듯싶다. 내일 아침으론 이 빵을 먹어야지!




biscotti


엄마가 가끔 해서 보내주곤 했던 비스코티. 그냥 빵을 만들고나니 무언가 더 만들고 싶어져서. 것도 그렇고 어제부터 버터냄새 팍팍 풍기는 진한 쇼트브레드가 생각나더라고, 딱히 그게 아니어도 쿠키류가 먹고싶었다. 하지만 버터 왕창 들어가서 먹어봤자 남는거라곤 뱃살밖에 없을 쇼트브레드를 만드느니 비스코티를 만들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비스코티 낙찰. 얘도 만들기 정말 쉽다. 그냥 볼에다가 계란 세 개 까넣고 설탕 적당히 (나는 2/3컵) 베이킹 파우더 1티스푼, 소금 조금, 바닐라 익스트랙트 1,2 티스푼 넣어서 설탕이 녹도록 마구마구마구 저어준 다음 밀가루 2컵 반 넣고 또 막 섞어준다. 거기에 멋대로 막 썰어놓은 아몬드를 넣고 좀 더 섞었다. 그 반죽을 두 덩이로 길쭉하게 나누어서 팬 위에 올린 뒤, 오븐에 대강 익었다 싶을때까지 구웠다. 버터나 오일이 안들어가서 먹을때 죄책감이 덜 드는 착한 과자님이다.
 
제대로 된 베이킹 페이퍼가 다 떨어지고 그냥 샌드위치 싸는 greased paper밖에 없길래 아래 올리바니를 바르고 반죽을 얹어 구웠다. 향긋함이 가득 찬 키친. 조금 부풀어서 군데 군데 연한 갈색이 도는 저 과자 덩이리를 그냥 양손에 쥐고 마구 뜯어 먹고싶었다.


조금 식힌 뒤 일정한 간격으로 잘라준다. 다 익었는줄 알았는데 속이 좀 덜 익었더라.


팬 위에 반반하게 눕혀서 좀 굽다가 다시 꺼내서 뒤집고 다시 구워서 나온 딱딱하지만 맛은 부드러운 비스코티 아이들. 살짝 오버베이크 된 감이 있지만 난 희멀건 과자보다는 갈색이 돌아 빠삭빠삭한 과자쪽이 더 취향이라서 문제될 건 없다. 뭐 이걸 어디다가 팔 것도 아니고, 고작 내 간식인데 누가 뭐라겠어.


어금니로 아그작아그작 씹어 먹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다. 딱딱한 버젼 계란과자 같기도 하고, 같이 씹히는 아몬드 맛도 고소하니 너무 좋다. 다만 원래 레시피 보다는 설탕을 1/3이나 줄였는데도 내 입맛엔 여전히 달다. 엄마가 만들어 주던 비스코티는 이것보다 덜 달고 다른 견과류도 잔뜩 들어있어서 더 고소했는데. 다음에 만들때는 설탕을 더 줄여야겠다. 1/2컵이면 충분 할 것 같다.


yumyumyum♩
Posted by 기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