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13. 1. 19. 16:22
마취를 하고 나서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 죽을 용기도 없고 다른 곳으로 떠날 의지도 없고 조그만 방 하나에 널부러져서 의욕없이 누워있는게 너무 괴롭다. 방에 갇혀서 몸에 갇혀서 슬퍼만하는게 다 무슨 소용이야 이것저것 하고싶다가 그냥 결국에 결론은 죽고싶다뿐인데..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지금 병원을 찾아야하는 타이밍이라는것도 알고 약을 먹으면 좀 나아질거라는것도 경험에 의해 알겠는데 그냥 그것마저도 귀찮아죽겠다 딱 그냥 죽고싶다 너무 비좁아 내 반경이. 방도작고 일하는곳도 작고 사는곳작고 내마음도 작고 비좁아터져서 답답해 미쳐.
말을 하지 않으면 좀 나을까 맨날 이 말 저말 내뱉고 괜히 말했다싶은데 좀 닥쳐라 말 좀 하지말구 그냥 좀 닥치고 있어... 속 터져 답답해 난 진짜 아픈데 손가락도 아프고 턱도 아프고 이도 아프고 팔도저리고 다리도붓고 다 진짠데 왜 안 믿어줘 엄살이 심한거야? 아 난 정말 덜 컸다 한심하다 쓸데가없다 철없다! 나만 사랑해줘 나한테 신경써줘 나한테 관심을 좀. 이러구 나서 아마 내일이면 그냥 일어나서 걸어다니고 방치운다고 옷 몇개 집어서 치운답시고 걸쳐봤다가 던져놨다가 인형을 여기 놓았다가 저기 놓았다가 사진기를 들었다놨다 그렇게 비슷한 하루 보내고 침대에 쭈그려 누워서 오늘도 살고싶지 않았어 죽고싶었어 사는건 재미없어 왜 사는지 모르겠어 왜 태어났을까 죽을까 병신같은 생각을 하다가 잠들겠지.. 그러니까 마취가 되어있는 상태로 의료사고가 딱인데 그냥 이 네개 뽑히고 다시 일어나게 되면 가서 알록달록 기분이 나아지는 약을 타와야겠다 지금 이 기분 이 상태로는 십이월까지 제정신으로 (제정신이아닌채로?)못 버티겠어
Posted by 기린c